개정판 서문중에서
상자의 원
1.
성서는 외국책이다.
성서는 우리가운데 있는 이방인이다.
성서는 고대 서아시아와 동지중해 지역에서부터 우리에게로 왔다.
성서는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페르시아시대와 헬라시대를 거쳐 천 년이 넘게 성장했다.
그 형태와 내용은 현대 서구문화에는 매우 낮선 건이지만, 유대인들과 크리스쳔들은 성서가 우리 시대에 주는 의미에 대해 놀라운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 관심 보인 이를 전승계승자(tradent)라 부르는데, 과거의 것을 현재에 당대의 말로 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2.
성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나 해석학적 순환이라는 원(hermeneutic circle)안에 산다.
즉 성서를 대하는 모든 이들은 성서에 대해 나름대로의 事前사전 이해를 갖고 있다.
(헤르메니아는 이해를 뜻하는 고대 헬라어이다)
우리는 우리를 양육한 공동체, 가정, 교회 또는 회당으로부터 배운 것을 가지고 성서를 기대한다. 이 점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야 우리 자신의 상자와 圓원 밖에 있는 성서의 세계, 곧 성서의 저자들이 쓰고 편집하고 또 초기 신앙공동체가 처음 대했던 그 말을 들을 수 있을까?
3.
성서의 언어는 고대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다.
대부분의 성서는 오늘 우리가 매인 문화에서 우리 현대 서구인의 말로 번역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욱이 성서의 어느 부분도 두 개의 사본이 똑같지 않다.
그 사본들 속에 異讀이독(variants)이 있다.
성서 자체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사본들도 그 문화권의 공동체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속에는 변칙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교회와 회당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항상 알고 있었으며, 각 신앙공동체는 자신을 위해 이를 구분하고 정리할 교권체계(magisteria) 또는 전통을 수세기에 걸쳐 개발하고 있었다.
로마카톨릭의 敎導權교도권(Magisterium)은 유대교의 탈무드처럼 성서에 준하는 권위를 가졌다.
4.
성서는 오늘날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땅속에서 발견되는 문서가 아니다.
고고학이 우리에게 제공한 것은 다른 30개 복음서와 같이 정경 속에 들지 못한 문학이다.
계몽주의가 가져온 성서비평이 도구들을 제쳐두거나 또는 대중종교가 말하듯 악마에 속한 것으로 치부하는 일은 우리 시대에 말씀의 힘을 재발견하도록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을 부인하는 것이며, 계속해서 성서를 규칙과 암호를 담은 책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5.
이 논문은 첫째 경전인 히브리성서가 어떻게 고대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으며 또한 왜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